연말이 가까우면 사람들은 내년에 쓸 다이어리를 마련한다. 그 다이어리는 디자인과 속지, 무게까지 고려하며 고른 것일 수도, 카페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것일 수도 있다. 나도 그렇게 연말이 되면 다이어리를 주문한다. 첫 페이지를 펼쳐 새해에 이루고픈 위시리스트를 작성하고, 목표를 세운다. 다이어리 구매와 목표 다짐은 빼놓지 않는 새해맞이 행사이다. 그렇게 매년 다이어리를 주문하지만, 끝까지 써본 적은 별로 없다. 처음 한두 달 정도 열심히 썼다가 흐지부지되기 일쑤이다.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세 번은 쓰자고 다짐했지만, 이마저도 지
송원경 기자 bille@
청산MK문화관 뒷골목. 편집국을 출퇴근하며 매번 지나던 길이다. 그때마다 간판 없는 카페를 보며 언젠간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며칠 전 친구와 함께 방문했다. 카페 이름은 ‘따뜻한 하루에’. 우리말 ‘하루에’와 일본어로 ‘봄으로(はるへ)’라는 뜻을 지닌 가게 이름은 사장의 오랜 친구가 분위기와 어울린다며 지어주었다고 한다.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커피 향과 고소한 빵 냄새가 가득하다.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은 여유로운 분위기를 더한다. 테이블이 네 개 남짓인 만큼 조용해서 두런두런 이야기하기 좋은 카페이다. “제가 번잡한 걸 선
마포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던 의료진이 어디론가 걸어간다. 빗속을 가로질러 향한 곳은 작은 컨테이너. 방역의 최전선에 선 이들이 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. 짧은 시간이라도 편히 숨돌리며 긴 싸움에 지치지 않길. 송원경 기자 bille@
이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여름을 시작했다. 아파트 숲을 배경으로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. 저들처럼 바람과 물결에 몸을 맡기는 나를 상상해본다.송원경 기자 bille@
골목에 들어서니 아직도 과거에 멈춰진 공간이 있다. 좁은 가게는 아이들로 가득했고 친구들이 모이던 추억의 장소. 이제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, 느슨한 햇살만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.송원경 기자 bille@